지금 집을 사야 할까요?
다주택자들은
기본적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우상향에 베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웬만하면 집을 사라고
조언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지금처럼 하락장일 때에도
여전히 집을 사라고
조언을 해줄 지가 의문일 것이다.
오늘 상담을 신청해 온 내담자는 예비신혼부부인데
나에게 조언을 듣고
신혼집에 대한 방향을 결정하고 싶다며
상담을 요청해 왔다.
1. 예비 신혼부부의 고민
K씨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 신랑이다.
5월 중순이 예식이므로
살림살이 장만과 세팅까지를 고려하면
4월 말 또는 5월 초까지는
신혼집에 대한 잔금이 마쳐져야 하는데
아직까지 신혼집을
‘전세로 할지’ 아니면 ‘매매로 할지’를 두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K씨와 그의 예비신부는
신혼집 자금으로
2억원 정도를 모아 놓았다고 한다.
예비신랑은 신도림 방향으로
예비신부는 부평 방향으로
출퇴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의 거리를 감안해서
중간지점인 1호선 역곡역~송내역 주변에 위치한
아파트를 신혼집으로 알아보았다고 했다.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발견했는데,
연식이 오래된 25평형 아파트이기는 하지만
2년 전, 샷시까지 올수리를 한 집이여서
내부 상태는 최상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이
모두 4~5분 이내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대형마트와 기본적인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해당아파트는 전세 3억원 또는
매매 3억7,000만원으로
전세와 매매가 동시에 나와 있는
매물이었다고 한다.
K씨는 해당아파트에
전세대출로 1억원을 받아서 전세로 들어갈지
아니면 담보대출로 1억7,000만원을 받아서
매수로 들어갈지를 두고 고민이 된다고 했다.
K씨의 부모님은 현재 임대아파트에서 살고 계시는데
한 번도 ‘내 집’을 가져 보지 못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K씨는 내심
비록 연식이 오래되고 평수가 작더라도
신혼집을 자가로 시작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집값에 비해 모아놓은 돈이 부족해 보였고
무엇보다 하락장이라는 것이 염려되었다고 한다.
집을 샀는데,
혹시라도 집값이 더 떨어지면 어쩌나하는
불안감이 조금은 있었다고 한다.
즉, K씨 마음에는
집을 ‘사고 싶은 마음’과
집값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이 공존하고 있어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하락장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집을 사기 보다는
일단 전세로 4년 정도 살면서
돈을 더 모아서 대출을 최소화해서
나중에 집을 사는 것과,
어차피 집을 사게 되면
한 동안 오래 살 생각으로
집값의 등락에 상관없이
매수를 해서 자가로 시작을 할지가
너무 고민이 되어
상담을 신청하게 되었다고 한다.
2. 결론부터 말하자면......
만약에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다.
결론은 ‘매수’다.
3. 매수를 했으면 하는 3가지 이유
첫 번째,
가격을 더 깎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매매가와 전세가는 7,000만원 밖에 차이가 나질 않는다.
여기서 매도자의 의중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도자의 의중을 ‘임대인의 입장’과
‘매도자의 입장’으로 나누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전세가(임대인)를 살펴보자.
해당아파트의 현재 전세 매물들은
2억3,000만원~3억원까지 나와 있다.
그런데 해당 물건은
매물 중에 제일 비싼 3억원에 나와 있다.
현재 임차인이 3억2,000만원에 거주를 하고 있기 때문에
최고가인 3억원에 전세를 맞춘다 해도
임대인 입장에서는 2,000만원을 내 주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3억원에 맞춰져도
그리 달갑지 않은 상황인데
현실적으로 빠르게 세를 맞추기 위해서는
3,000만원 정도를 더 낮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역전세 금액이 5,000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즉, 전세를 다시 맞추게 될 경우
임대인은 5,000만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는 반대로 매매가(매도자)를 살펴보자.
매매의 경우 3억7,000만원~5억원까지 매물이 나와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3억7,000만원 그 다음으로 저렴한 매물의 가격이
4억1,000만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4억1,000만원에 나온 집은
수리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므로
샷시까지 올수리를 하기 위해서는
최소 3,000만원 이상이 소요된다.
그럼, 4억4,000만원짜리 집이 된다.
그러므로 3억7,000만원이면
급급매의 가격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전세와 매매를 동시에 내놓았다는 것은
둘 중에 빨리 맞춰지는 것으로
진행을 하겠다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심 전세보다는
매매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매도자 입장에서는
전세로 맞출 생각이 거의 없지만
만기가 다가올수록
현재 임차인의 재촉이 심해질 것을 고려해서
일종의 면피용(?)으로 마지못해
전세로도 매물을 내놓았을 것이다.
주변 부동산에 알아본 결과
중요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는데
매도자가 같은 단지에
3개를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즉, 매도자는 3개의 역전세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채 당 3,000~5,000만원씩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그러므로 차라리 1채를 급급매로 정리해서
부담 없이 나머지 두 채를 끌고 갈 생각을 했을 것이다.
등기부를 살펴보니
매도자는 5년 전에
해당매물을 2억6,000만원에 매수를 했었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급급매로 팔더라도 이익이다.
왜냐하면,
얼마 전까지 해당지역이 규제지역이었고
소득세법시행령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해당아파트를 5억원에 매도 했다하더라도
‘기본세율+30%중과세’로 양도세를 내야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 시점에서 급급매로 매도를 하게 되면
중과세가 아닌 일반세율이 적용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양도세를 크게 줄일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싸게 팔고 세금을 많이 내는 것과
싸게 팔고 세금을 적게 내는 것이 되기 때문에
지금 급급매로 매도를 한다해도
실제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계산이 나왔을 것이다.
매도자의 이러한 의중을 잘 파악한다면
매매가는 더 깎을 수 있는 여지가 분명 있다.
매물 중에서
전세와 매매를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어느 쪽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놓았는지를
유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아파트는 가격의 탄력성이 존재한다.
아파트는 가격의 탄력성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일단 가격이 많이 빠진 아파트를 매수해서 살다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시금
가격이 회복되었을 때
그때 다시 생각해 보면 된다.
해당아파트가 전고점을 회복하고
보다 높고 빠르게 신고가를 찍을 수 있는 물건이라면
한 동안 더 보유를 하면 되고,
전고점 회복까지가 한계라고 생각이 되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최대한 받아서
시세차익을 얻은 후
이를 디딤돌 삼아서
보다 좋은 물건으로 갈아타기를 시도하면 된다.
즉, 상승장일 때
좋은 물건을 한 번에 잡겠다는 생각보다는
하락이 어느 정도 진행된 물건을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잡아서
상승장으로 전환되었을 때
하락분만큼의 안전마진을 확보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라 생각된다.
해당아파트의 예전 신고가는 5억1,000만원이었다.
그럼, 해당아파트를
3억7,000만원 이하로 매수를 하게 되면
언젠가 회복장으로 전환이 되었을 때
안전마진으로 1억원 정도를
어렵지 않게 확보 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조언,
전세대출금리 vs 담보대출금리
해당 예비신혼부부의 사정상
버티목대출을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 일반 전세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1억원에 대한 금리를 연 5%로 잡으면
이자가 월 42만원 정도 된다.
그런데 디딤돌대출을 활용해서 매수를 하게 되면
연 3% 이하의 금리로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그럼, 1억7,000만원을 대출 받는다 해도
오히려 전세대출 1억원을 받았을 때보다
이자를 더 줄일 수도 있다.
그럼, 4년 동안 전세를 살면서
추가 하락에 베팅을 하는 것보다
4년 동안 자가로 살면서
상승에 베팅을 하는 것이
K씨에게 보다 유리할거라 생각된다.
무엇보다 급급매 가격으로 매수를 했기 때문에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에
매수했던 가격보다 하락할 확률보다
상승할 확률이 더 높을거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4. 부동산으로 큰돈을 번 사람들의 특징
개인적인 견해로 이번 하락장에서
‘하락의 깊이’는 생각보다 짧을 것 같고
‘하락의 길이’는 생각보다 길 것 같다.
‘하락의 깊이’는 ‘21년 가을 ~ 22년 겨울’처럼
20~40%씩 급락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지역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계속해서 그렇게 큰 하락폭을 보이지는 않을 것 같다.
이와는 다르게 ‘하락의 길이’는
회복장으로 전환되는 시간을 의미하는데
생각보다 길 것 같다.
한 동안 부동산시장은
소폭 하락과 상승이 반복되면서
상당한 시간을 소요하면서
‘L’반등을 도모할 것이라 생각된다.
(참고로, 이번 하락장은
‘V’자 반등 또는 ‘U’자 반등보다는
‘L+U’자 반등의 장이 될 것 같다.
한 동안 L자로 하락장이 지속되다가
천천히 U자를 그리며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이번 하락장에서 절대 서두를 필요는 없다.
그런데 여기서 서두르지 말라는 의미는
하락폭이 더 커질 것이기 때문에 기다리라는 것이 아니라
하락폭은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되었기 때문에
하락장을 충분히 관망하면서
전고점 대비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가격에 도달한 좋은 매물을 찾아서 매수해서
다시금 회복장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의미이다.
부동산으로 큰돈을 번 사람들의 특징은
안목이 있어서 상승장일 때
좋은 물건에 투자를 해서
단기간에 시세차익을 얻는 경우도 있지만
정말 큰돈을 꾸준하게 번 사람들의 경우는
하락장을 충분히 관망하다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
원하는 물건의 가격이 도달했을 때
망설임 없이 매수를 한다는 것이다.
즉, 자신만의 상대적 기준을 정해놓고
그 기준에 부합되면 주변의 분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매수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에 물건을 묻어둔다.
한 동안 소폭 하락과 상승이 반복되는 것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덤덤하게 버티며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다시금 상승장으로 전환이 되었을 때
크게 타고 올라간다.
5. 덧붙이는 조언
K씨가 매수를 고민하고 있는 아파트는
단기적으로 가격이 더 빠질 수도 있지만
그 바닥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므로 불안한 마음으로
바닥을 맞추려 하기 보다는
무릎과 허리사이 정도의 가격에서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라고 생각이 들면
매수를 했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해당 아파트의 가격이 3억7,000만원이면
무릎에 가까운 금액이라 생각된다.
무주택자들이 집을 사기 어려워하는 이유는
돈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집은 돈을 모아서 사는 것이 아니라
결국 실천으로 사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단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실천을 해야 한다.
그렇게 첫 집을 장만하게 되면
그 이후부터는 ‘집은 집으로 사는 개념’이 된다.
즉, 첫 집을 발판삼아
조금씩 키워나가는 것이다.
해당아파트는 분명 K씨에게
그 첫 발판역할을 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출처] 부동산 스터디, 작성자 부동산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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